천연가스 -3.9%·목재 -31%
수요 경색 ‘경기침체’ 우려도

임정환 기자,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천연가스, 목재, 금속 등 상품 가격이 2분기 들어 하락세를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폭등하며 인플레이션 압박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던 상품 가격이 주춤하며 인플레이션 반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재택근무 종료와 가상화폐 시장 붕괴로 PC 수요가 위축돼 글로벌 반도체 대란이 한풀 꺾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고공행진을 벌이던 상품가격이 마침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1분기 말 대비 60% 이상 급등했던 천연가스 가격은 2분기 -3.9%로 마감했다.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6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밀, 옥수수, 대두 등 곡물 가격 역시 하락했다. 면화는 5월 초 이후 30% 넘게 폭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건축 기초자재인 구리와 목재가 각각 22%, 31% 급락한 가운데 런던금속거래소(LSE)에서 산업금속재가격지수는 2분기 중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상품가격이 꺾이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 둔화를 불러 수요 경색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품가격 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자산운용사 내빌리어앤드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내빌리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상품가격 둔화는 인플레이션이 식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종료와 가상화폐 시장 붕괴로 PC 수요가 감소하며 글로벌 반도체 대란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해 가상화폐 채굴 붐과 재택근무 수요를 타고 PC 구매가 크게 증가하며 글로벌 반도체 대란의 원인으로 작용한 바 있으나, 올해는 이 같은 수요 증가 요인이 상당 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