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사찰서 도난된 불교 문화재 30년 만에 환수

김룡사 ‘사천왕도’ 등 25점 원소장처인 사찰 5곳으로 돌아와
시, "희귀하고 중요한 자료…문화재 지정 절차 밟을 것"

경북 문경지역 사찰에서 도난당한 불교 문화재들이 약 30년 만에 환수됐다.

24일 문경시에 따르면 도난된 불교 문화재는 김룡사 ‘사천왕도’ 1건(4점), 운암사 ‘관음·대세지보살좌상’ 1건(2점)으로 각각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 외에도 불교 문화재 5건( 19점)이 환수돼 원소장처인 사찰 5곳으로 돌아갔다.

김룡사 사천왕도는 김룡사 천왕문에 봉안돼 있었으나 1994년 새벽에 사라졌다. 크기는 1폭 당 대략 가로 157㎝, 세로 268㎝로 4폭에 각각 1존씩 사천왕이 그려져 있으며 비단에 채색됐다.

그림 기록에 따르면 1880년 음력 7월에 수화승 하은응상, 설해민정, 경하도우 등 15인의 화승이 조성했다. 이는 조선 후기 천왕문에 봉안되는 방식과 19세기 경북도를 대표했던 사불산화파의 화풍이 세대를 이어 전승됐음을 보여 주는 자료다. 시는 제작 연도와 제작자가 밝혀져 있고 국내에서 희귀한 종류로 가치를 높게 평가 받고 있다고 밝혔다.

운암사 관음·대세지보살좌상은 운암사 극락전 본존불인 목조아미타삼존여래좌상의 좌우협시보살상으로 1993년에 도난됐다. 당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무사했으나 2007년 화재로 소실됐다. 불상의 크기는 높이 79.6㎝이며 나무 재질이다. 현재 조성발원문은 전해지지 않지만 어깨가 좁고 머리를 크게 한 점, 관세음보살좌상의 오른손에 정병을 세워둔 점 등이 1686년 제작된‘문경 혜국사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과 비슷해 17세기 말 금문 스님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시는 추정하고 있다. 이 불상은 18세기 후반 금문계파의 불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고 시는 밝혔다.

이들 불교 문화재는 개인 박물관에서 발견됐으며 대한불교 조계종과 사찰 측이 반환 소송을 제기해 환수했다. 시는 환수한 불교 문화재의 가치를 조명해 문화재 지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환수를 위해 노력한 두 사찰 주지 스님과 조계종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경=박천학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문경 김룡사 사천왕도(남방증장천왕) 도난됐다가 30여 년 만에 경북 문경시 김룡사로 돌아온 ‘사천왕도’. 문경시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