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6.1 지방선거 당선자 대회 및 워크숍’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힘, 정책위 명의 사과 입장문 발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9일 “임대주택에서 정신질환자가 나온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성 의장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전 격리’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성 의장은 임대주택을 비하하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적절한 인식을 확산하는 막말이라는 비판이 일자 발언을 수정했고, 국민의힘은 정책위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성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6·1 지방선거 당선자 대회 겸 워크숍’에서 당이 지향해야 할 정책 노선에 대해 강연하던 중 문제의 발언을 쏟아냈다. 성 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임대주택을 지어놓기는 했는데 관리가 안 된다. 싱크대를 20년에 한 번씩 갈아주고 벽지 한 번 가는 데 10년씩 간다”며 “여기 임대주택에는 못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정신질환자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을 방치할 수 없다. 사회문제가 된다”면서 “동네주치의가 동네를 돌며 상담하고 사전적으로 격리하지 않으면 국가가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라고 했다.

성 의장은 “앞으로 노후화된 임대주택을 새롭게 만들어 일반 아파트처럼 사우나 시설, 체육시설, 근린생활시설을 다 넣어야 한다”며 “그래야 임대아파트도 좋은 아파트라는 생각(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성 의장의 문제 발언은 전체적으로 임대주택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나왔지만, 구체적인 표현이 ‘막말’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성 의장은 강연을 마치고 객석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연단에 올라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동네주치의 얘기에서 ‘격리’가 아니라 ‘격려’를 말한 것으로, 동네주치의 시스템을 보강하자는 것”이라며 “중증 (질환이) 있으면 의사 판단에 맡기면 되는 거고 그분들을 격려하면서 상담해드리자는 의미다. ‘격리’라는 말을 수정하겠다”고 했다.

성 의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내가 말 전달을 실수했다”라며 “임대주택에서 (정신질환자가) 나온다는 게 아니라, 그런 데서 (살다) 보니 비교적 그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일반 아파트보다 (임대주택에서) 술 먹고 난동부리거나 문제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미리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제도로서 보완하겠다”며 “그런 얘기를 잘못하면 비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제가 (임대주택 거주자를) 비하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국민의힘 정책위는 입장문을 통해 “임대주택 거주자 분들이 느끼셨을 상심과 불편함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본 발언은 임대주택의 열악한 거주환경을 설명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대해 국가가 심리케어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을 설명하면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