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2900만 원 상당 보수 미지급

서울 노원구 한 사찰에서 지적장애인의 노동력을 30년 넘게 착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승려 A 씨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병훈 판사는 8일 A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의식주를 제공하고 치아 임플란트 비용, 수술비 등을 지원했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 아무런 금전적 혜택을 지급하지 않은 채 30년간 노동을 착취한 사실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판사는 이어 “피고인이 변명에 급급하고 자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으며, 피해자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2020년 8월 A 씨를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A 씨는 지난 2008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행자 신분으로 지내던 지적장애 3급 B 씨에게 마당 쓸기, 공사 등을 시키고 그에 따른 보수는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승려들의 평균 급여를 고려해 계산했을 때 약 1억2900만 원에 상당하는 보수가 지급되지 않았다고 봤다. A 씨는 1985년부터 B 씨에게 사찰 내 허드렛일을 시켰지만, 검찰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2008년부터 시행됨에 따라 2008년부터의 행위만 공소사실에 포함해 기소했다. B 씨는 한 시민단체의 신고로 2017년 사찰에서 나올 수 있었다.

한편 지난 2019년 A 씨는 B 씨가 작업을 빨리하지 않는다며 폭행한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