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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주택 보유세 2년전수준 환원따른 稅변화 살펴보니

왕십리 텐즈힐 84㎡ 131만원 ↓
종부세 공정가액비율 낮췄지만
실제 2년전 부담액보단 더 나와
정부, 공시가 현실화 재검토 추진
고가주택 보유자만 혜택 논란도

정부가 1세대 1주택자의 올해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기로 함에 따라 주요 지역 아파트들의 보유세가 얼마나 줄어들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1세대 1주택 실수요자들에 대한 세금 부담이 지나치다는 점에서 종합부동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100%에서 75% 수준으로 낮추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지만, 보다 세금 부담 완화효과가 큰 재산세가 아닌 일부 고가주택 보유자에게만 적용되는 종부세 완화에 이번 대책의 무게가 실리는 것에 대해서는 보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문화일보가 우병탁(세무사)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게 이번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에서 공개한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75%로 낮췄을 때 부담하게 될 올해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2021년 공시가격 적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의뢰한 결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왕십리 텐즈힐(전용면적 84.92㎡)의 보유세는 471만8880원에서 340만5600원으로 131만3280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마포 래미안푸르지오(전용면적 84.60㎡)의 경우 560만3280원에서 447만480원으로 113만2800원 줄었다. 왕십리 텐즈힐의 경우 2020년 실제 납부한 보유세(2020년 공시가격+공정시장가액비율 90% 적용)는 255만1973원이고, 마포 래미안푸르지오는 343만3752원이다. 올해 정부가 민생안정대책으로 내놓은 완화안을 적용한 것보다 100만 원 가까이 더 낮다. 정부가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춘다고 말했지만 실제론 2020년보다 세금을 더 낼 수밖에 없는 수치가 나온 셈이다. 이는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낮추는 것만으로 보유세 부담을 낮추는 방식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 팀장은 “2021년의 공시가격이 2020년에 비해 급상승했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이 1세대 1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를 의식해 이번 대책 발표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밝혔다. 정부는 6월 중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관계 부처 협의와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연말까지 수정 계획을 확정해 2023년에는 수정된 공시가격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2020년 11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공개하고, 재산세·종부세 등의 과세 기준이 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오는 2030년까지 시세의 90% 수준으로 인상하기로 한 바 있다. 정부는 오는 3분기 중 작년 공시가 적용을 포함한 보유세제 개편을 추진한다는 계획인데, 올해 종부세 고지서가 11월에 발송되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8월 말까지는 제도 정비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일부 고가 주택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종부세 완화를 민생대책에서 더 비중 있게 다룬 것에 대해 “보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전세원·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