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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현행법 적용 전방위 논의
“가상화폐거래소도 책임 물어야”

스테이블코인 시장 불안감 확산
1위 ‘테더’도 시총 12조 사라져

정치권이 ‘테라·루나 사태’ 해결을 위해 전방위적인 제도개선과 별개로 가능한 사법처리 방안을 두루 검토하고 나섰다. 테라·루나의 유사수신행위 관련 위법사항은 물론 일반 형법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자본시장법 등 적용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사태 해법이 미궁에 빠진 사이 테라·루나 폭락 여파가 다른 스테이블코인(기축코인)에도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와 정책위원회는 2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테라·루나 사태, 원인과 대책은’을 주제로 긴급세미나를 열고 테라·루나의 현행법 위반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미나에 참석한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국민의힘 가상자산특위 위원)는 일반 형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유사수신행위 규제법뿐 아니라 자본시장법, 특정금융정보법 등의 적용 가능성을 논의했다. 가상화폐 관련 법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테라·루나 사태를 현행법으로 의율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테라·루나 사태로 탄력을 받은 디지털자산기본법 관련 논의도 진행됐다. 좌장을 맡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개회사에서 “당정이 디지털자산기본법 보완입법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규율과 정책이 정립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황석진 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화폐에 문제가 발생할 시 가상화폐거래소도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거래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했다. 박주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은 “금융위가 향후 국회의 법 제정 논의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방향 등을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해법 모색에 나서고 있지만 테라·루나 사태의 영향을 다른 스테이블코인으로 확산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위 스테이블코인인 ‘테더’의 시가총액은 이날 오전 10시 현재 약 732억 달러(약 93조3000억 원)다. 테라·루나 사태 이전인 지난 7일 시총 832억3000만 달러(106조1000억 원)에 비해 100억 달러(12조7000억 원)가량 줄었다. 테더는 테라와 달리 실물자산을 담보로 가치를 유지하고 있어 안정성이 더 큰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담보 자산으로 초단기 미 국채를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구조가 역으로 작동해 테더발 대규모 인출사태가 발생하면 금융시장으로 충격이 전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