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정호영 거취는…”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임명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韓 임명 시점·방법 고심

檢 총장 인선·檢 인사 등 산적
‘더이상 시간끌기 어렵다’ 강행

野 시정연설 기립박수 예우에
곧바로 임명하기에는 부담도

“야당과의 협치 분위기에 찬물을 붓기도 어렵지만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지 않으냐.”

17일 대통령실은 한 후보자 임명을 앞두고 그 시점과 방법에 대해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전날 시정연설에서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예우를 갖춘 가운데, 한 후보자 임명이라는 강수를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강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임명을 미룰 경우 향후 검찰총장 인선과 대규모 검찰 인사, 인사검증 기능 정비 등 산적한 과제가 줄줄이 늦춰져 더 이상 시간을 끌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초 영수회담에서 야당에 양해를 구하고 한 후보자를 임명할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6일 영수회담 계획이 무산되면서 임명 시점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7일 오후에 예정된 첫 국회 운영위원회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운영위 전체회의에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이진복 정무수석이 참석한다.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 의혹이 불거진 윤재순 총무비서관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야당의 집중 공세가 예상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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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한 후보자를 17일 오전에 임명할 경우 첫 운영위가 ‘한동훈 임명 강행 공방’으로 점철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운영위원회가 끝나고 오후 이후에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당초 한 후보자를 임명해 17일 오전 열리는 선거관계장관회의에 참석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계획을 바꿔 법무부 차관이 장관 대행으로 참석하도록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을 언제까지 공석으로 비워둘 수만은 없고, 한 후보자에 대한 결격 사유가 드러나지 않았는데 대안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을 모았다.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의 임명 수순에 들어가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 표결은 상당 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커진다. 민주당 강경파 사이에서는 한 장관 후보자 임명과 한 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을 동시에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기류가 강하게 흐른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두 번째 국무회의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렸다. 한 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김부겸 전 총리가 지난 12일부로 사임하면서 추 부총리가 총리 직무를 대행해 진행했다. 차기 장관 임명 여부를 놓고 국회와 대통령실 사이에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는 부처는 차관이 대신 자리하거나 불참했다. 보건복지부는 장관과 차관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이 야당에 물러날 명분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제언성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출근길에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로비에서 정 후보자 임명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계속 검토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