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 취임일에 맞춰 11일에서 하루 앞당겨… 최고 45%의 기본 세율로 처분 가능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는 이달 10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1년간 한시적으로 유예된다.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일에 맞춰, 예정된 유예조치 시점인 11일보다 하루 앞당겼다.

4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오는 10일부터 1년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를 시행한다. 당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새 정부 출범 다음 날인 11일부터 양도세 중과 배제를 시행하려 했는데 기재부와 논의 과정에서 시행일을 정부 출범일에 맞추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같은 일정 변경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는 시행령 개정 사항으로, 국회의 동의 없이 정부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시행령 개정 등 행정 절차를 마친 뒤 소급하면 정부 출범일부터 중과 배제 적용이 가능하다.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하고 이달 10일 이후에 잔금을 치르거나 등기 이전을 하는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혜택을 받는 해당 다주택자의 경우 중과세율을 적용받지 않고 최고 45%의 기본세율로 주택 처분이 가능하다. 또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했을 경우에는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통해 양도 차익의 최대 30%까지 공제를 받을 수도 있다. 법령상 중과세율이 적용될 때는 장기보유 특별공제가 불가능하지만, 중과 배제를 통해 일반 과세 대상이 되면 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올해 6월 1일 이전에 잔금 청산을 마칠 경우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낮출 수 있다.

현행 소득세법은 2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를, 3주택자에게는 30%포인트를 중과한다. 이는 다주택자가 규제지역에서 집을 팔 경우 양도 차익의 최고 7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의미인데, 여기에 지방세를 포함하면 세금이 82.5%까지 올라가면서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소득세법 시행령을 고쳐 다주택 중과 제외 대상에 ‘보유 기간 2년 이상인 주택 양도’를 추가하기로 했다. 단, 법률에서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 양도에 대한 세율 중과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을 고치지 않으면 2년 미만 보유자는 중과 배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항구적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를 위해서는 결국 소득세법을 고쳐야 한다. 인수위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도 개편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제시하고, 향후 중과 정책 방향 자체를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