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사옥에서 열린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사고 수습 관련 추가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몽규(가운데)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유병규, 오른쪽은 하원기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연합뉴스

광주 아파트 붕괴 후속대책
준공까지 70개월 소요 전망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주 예정자들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로 한 것은 안전 우려를 해소하고 실추된 신뢰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완전 철거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4일 “4개월간 입주 예정자들과 대화하는 동안 무너진 동 계약자 외에 나머지 분들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전면 철거 후 준공까지는 70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하원기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국내에 이런 사례가 한 번도 없었고, 철거 방법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철거 및 준공에 70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변 민원과 인·허가 절차 과정에서 다소 지연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피해 보상 등에 추가로 2000억 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 회장은 “협상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입주 지연에 따른 피해 보상, 입주 예정자 주거 지원비 등에 2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 배상 및 수습 등에 1750억 원을 투입한 바 있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사고 현장을 찾아 “가해 기업은 망해야 하고 공무원은 감옥에 가야 한다”고 했다. 국회 청문회에서도 원 후보자의 발언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냐는 질의가 이어지자 원 후보자는 “그 방향으로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업계에서는 원 후보자의 강경 발언에 HDC현대산업개발이 전격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주 예정자들의 전면 철거 후 재시공 요구에 대해 안전진단 등 상황을 주시하자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이에 대해 “회사가 해야 할 일은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고, 고객들께서 평생 안심하고 사실 수 있도록 회사의 역량을 다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가치를 증대함으로써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입주예정이었던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는 지난 1월 11일 201동 외벽 붕괴사고로 현장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광주지검은 국토교통부의 사고조사를 토대로 구조검토 없이 설계 하중에 영향을 미치는 덱 플레이트와 콘크리트 지지대를 설치하고, 39층 바닥 타설 시 하부 3개 층의 지지대를 철거했으며, 콘크리트 품질·양생 부실관리가 붕괴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최근 사고책임자 11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주택법위반, 건축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현대산업개발 및 하청업체, 감리사무소 등 법인 3곳을 기소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