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에… 몸살앓는 제주·남해안

경관 저해… ‘관광제주’ 걸림돌
쓰레기와 뒤섞여 악취까지 진동
수거·분리처리에 매년 수십억

제주=박팔령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해변에서 ‘바다환경지킴이’들이 괭생이모자반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좌읍 제공

제주도 해안에 봄의 불청객 괭생이모자반이 밀려들어 해안 경관을 더럽히고 쓰레기와 뒤섞여 악취까지 풍겨 관광 제주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도는 해수욕장과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거 처리에 골몰하고 있지만 엄청난 규모 때문에 괭생이모자반 제거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7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는 올해 해수욕장이나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을 중심으로 400여t의 괭생이모자반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1만t가량의 괭생이모자반을 수거, 탈염 처리한 뒤 농가 퇴비로 제공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처리 업무는 올해 유난히 더딘 편이다. 제주 해안 특성상 바닷가 현무암 지대에 괭생이모자반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일일이 인력을 투입해 수거할 수 없다고 제주도는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제주 구좌읍 월정리 해안도로와 한림 협재 해수욕장 인근 해안 바위지대에 다량의 괭생이모자반이 밀려들어 갈색 해변으로 변한 모습이 목격됐다.

평균 2∼3m 길이의 해조류 일종인 괭생이모자반은 중국 동부 산둥(山東)반도와 발해만 연안 암반에 붙어 서식하다 봄철에 떨어져 나와 제주 해안까지 밀려들고 있으며, 특히 2015년부터 유입량이 1만t 이상 수거 처리해야 할 정도로 갑자기 늘었다. 더욱이 각종 쓰레기와 뒤섞인 채 악취까지 뿜어내 ‘아름다운 제주 바다’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해양 쓰레기와 엉켜 있는 괭생이모자반을 수거·분리 처리하는 데 매년 수십억 원씩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