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상훈 사단법인 국가원로회의 상임의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사단법인 국가원로회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핵 공격을 억지하기 위한 선제타격론을 설명하면서 조기경보 능력을 갖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파워인터뷰 - 文정부 안보정책 일침

이상훈 국가원로회의 상임의장은 문재인 정부의 여러 안보 공백정책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특히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서는 ‘국가적 재앙’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의장은 9·19 군사합의가 만들어진 지 4개월 만에 출범한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 상임고문으로 활동하며 반대활동을 펴왔다.

이 의장은 18일 서울 서초구 국가원로회의 사무실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9·19 남북 군사합의가 잘못된 것은 크게 2가지로, 일단 하나는 휴전선 일대의 정찰 기능을 약화시켰고, 우리 해병대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포 사격 훈련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을 사전에 파악해 타격하는 것을 강조하는데, 9·19 군사합의로 이 같은 정찰 능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주장이다.

이 의장은 “해상 완충구역에서 양측이 포 사격 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서해에 배치된 해병대가 포를 끌고 포항에 가서 포 사격 훈련을 하게 됐다”고 개탄했다. 또한 그는 “북한이 우리보다 2배 더 많은 감시초소(GP)를 운용 중인데, 어처구니없게도 양측은 동수로 없애자고 합의했다”며 “결국 한국군이 더 많은 것을 양보한 것이고, 우리 스스로 안보 공백을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는 9·19 군사합의를 통해 남북 간 긴장이 완화됐다는 입장이다. 9·19 군사합의는 ‘남북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끝내자’는 취지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2018년 9월 평양에서 합의하면서 만들어졌다. 미국과 북한 간의 정상회담 과정에서 긴장완화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관련 합의를 무시해왔다. 지난 2019년 1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NLL과 인접한 서해 창린도 방어부대를 방문해 직접 포 사격 훈련을 지휘하며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했고, 2020년 5월에는 북한군이 한국군 GP에 사격을 가하기도 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