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논란과 관련해 어떤 불법·부당행위도 없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읽고 있다. 윤성호 기자

범사련 “새정부에 큰 부담 줘”
정교모 “국민의 염원과 어긋나”
김용태 “빨리 결단하길 바란다”

인수위 “청문회 지켜봐야” 되풀이
“尹의 40년지기 아니다” 선긋기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들의 경북대 편입·아들 병역 특혜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보수 진영에서도 “제2의 ‘조국 사태’가 될 수 있다”며 정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청문회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정면 돌파를 시사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3개 보수 성향 단체로 구성된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의 이갑산 회장은 1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후보자는 ‘아빠 찬스’ 논란과 관련, 스스로 떳떳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이 볼 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경우와 닮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새 정부 출범 전 더 큰 부담을 주기 전에 정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옥남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장은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위법이나 편법의 문제가 아닌 ‘공정과 상식’의 문제”라고 했다.

보수 성향 교수단체인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도 최근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국민은 문재인 정권보다 높은 수준의 자기 절제와 투명성을 갖추고,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들로 정부를 구성해달라는 염원으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다”며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인수위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배현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가) 국민 앞에 나서서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소명하는 시간이 국회 청문회 자리인 만큼 그 자리를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법적인 책임을 넘어 도덕성까지 한 차원 높은 단계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안이 있는지 언론과 국민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 후보자가 윤 당선인의 ‘40년 지기’라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는 “잘못 알려진 말”이라고 선을 그었다. 배 대변인은 “두 분은 서울과 대구에서 지냈고 검사와 의사로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활동한 분들”이라며 “‘40년 지기’라는 표현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정 후보자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은 윤석열 정부에 공정과 상식에 대한 바람이 크고 이런 바람이 계속 나아가기 위해서 말씀드린다”며 “정 후보자께서 빨리 결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최지영·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