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의 자녀들을 둘러싼 의혹이 더 증폭하고 있다. 정 지명자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어떤 부정행위도 없었다”며 사퇴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으나, 그런 식으로 넘어갈 수 없을 정황이 속속 드러난다. 경북대병원 부원장·원장 등이던 시기에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학사편입을 한 과정의 특혜 의혹이 더 구체화했다. 아들은 심상찮은 병역 의혹도 불거졌다.

딸은 구술평가 3고사실에서 60점 만점이었다. 심사위원 1명은 정 지명자의 의대 동문, 나머지 2명은 논문 공동 집필자다. 그 고사실도 1고사실 53점, 2고사실 51점 수준이면, 합격을 장담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아들의 구술평가 위원 9명 중에서 최고점인 19점(만점은 20점)을 준 교수도 정 지명자와 논문 3편을 함께 집필했다. 아들이 현역 군 복무 판정을 받았다가, 5년 후 4급 보충역으로 바뀐 것도 석연찮다. 정 지명자는 “경북대 병원의 두 차례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 병무청의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거쳤다”면서도, 입증 자료는 내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40년 지기’라고 해서, 의혹투성이인데도 지명 철회마저 실기(失機)해선 안 된다. 배현진 대변인을 통해 “부정(不正)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 하며 감쌀 상황이 아니다. 부정 팩트가 있다면 수사 대상이다.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조국 사태를 잊어선 안 된다”고 한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의 충언이나마 경청해야만 할 때다. 그러잖으면 화(禍)를 키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