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시선 쏠린 ‘尹의 남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명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차 내각 인선 발표가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하고 인수위를 나서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 한동훈 법무장관 지명자

‘대기업 저승사자’ ‘쌍칼’ 불려
술자리 가도 한 잔도 안 마셔

‘조선 제일검(劍).’

네이버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명자(검사장)를 입력하면 자주 검색되는 별명이다. 칼잡이로서 특수통 검사인 한 지명자에 대해 검찰 내에선 ‘쌍칼’ ‘대기업 저승사자’ ‘사기캐’(사기 캐릭터) 등 다양한 수식어가 뒤따른다. 이런 한 검사장이 영어에 유창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익숙해 법무행정의 최적임자라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설명대로 칼 대신 펜을 잡아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2001년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로 출발한 한 검사장은 초년병 때부터 대기업 총수 수사에 투입됐다. 한 검사장이 건설사 담합사건 수사 과정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이 고발요청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직접 중앙지검장을 설득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결과적으로 공정거래법 개정 이후 첫 검찰의 고발요청권 행사를 이끌었다.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등 각종 대형 기업 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대기업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뇌부와 갈등이 있을 때마다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여러 번 직을 걸기도 했다. 한 검사장은 지금은 사라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SK 분식회계 사건,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수사를 검찰 4년 선배인 윤 당선인과 함께하며 인연을 쌓았다.

지난 2015년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의 초대 부장을 맡았을 당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비리 수사 과정에서 장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밤새 기각 사유서를 분석, 기각이 부당하다는 보고서도 작성했다. 당시 한 검사가 이끈 수사팀은 “유전 불구속, 무전 구속”이라며 법원 기각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쌍칼이라는 별명도 이 당시에 생겼다. ‘공정 거래’와 ‘조세’라는 두 무기로 재계 비리를 수사했기 때문이다.

‘강골’ ‘소신’ 등으로 평가되는 수사 스타일과 맞물려 한 지명자는 검사들 사이에선 ‘사기캐’로 불리기도 한다. 술자리를 즐기며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는 윤 당선인과 달리 한 검사장은 체질적으로 술을 입에 대지 못해, 술자리에서 콜라를 마신다고 한다. 업무뿐만 아니라 패션 등 외적 이미지도 두각을 보였다고 한다. 한 지명자가 지난 1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명예훼손 혐의 재판 증인으로 출석할 당시 두른 빨간색 스카프는 일시 품절이 되기도 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