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6년 → 2심 집행유예

30대 여성이 서울 강남 소재 중소기업 경리직만 골라 취업해 9억 원이 넘는 회삿돈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1심에서는 중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피해자 합의와 반성문 제출 등을 감안해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부장 차은경 양지정 전연숙)는 업무상 횡령,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신모(31)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신 씨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작년 3월까지 중소기업 7곳에 경리 사원으로 취업해 9억2847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중소기업 특성상 회사자금의 관리·감독이 허술하다는 점을 노려 강남구 소재 기업을 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신 씨는 2019년 6월 강남의 한 기업에서 3주 동안 자금 출납 업무를 담당하며 823만 원을 자신의 계좌에 이체했다. 같은 달 인근 회사 경리직으로 이직한 후엔 6개월 동안 55회에 걸쳐 회삿돈 2억2133만 원을 빼돌렸다. 2020년 7월부터 강남구의 한 사단법인 등에서는 자금 입출금 업무를 맡으며 5억6630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회사 대표이사 위임장을 위조해 은행 직원에게 보여 주는 치밀함을 보였으며, 횡령금 일부를 채무 변제에 사용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