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기 등 40% 넘어
서울 구청장 후보도 24.8%

음주운전·폭력·부정청탁 등
전과 12범까지… 자질 논란

민정혜 기자, 전국종합

6·1 지방선거 기초단체장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 후보자 가운데 음주운전·무면허운전·폭력 등의 전과가 있어 공직자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사람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매 선거를 앞두고 전과자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지만, 여전히 그 심각성에 비해 인식 수준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인천·강원은 구·시·군의 장 선거에 나선 예비 후보 2명 중 1명이 전과자였다. 인천 10개 군수·구청장 예비 후보 66명 중 35명(53.0%)은 전과가 있었다. 이 중 한 연수구청장 출마자는 사기·음주운전 등으로 경쟁자 중 가장 많은 5건의 전과를 신고했다. 강원은 18개 시장·군수 선거 예비 후보 85명 중 43명(50.6%)이 전과 기록을 보유했다. 강릉시장 선거에 나선 한 예비 후보는 상해·폭력·음주운전·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다양한 죄목으로 6차례 벌금형을 받아 도덕성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

울산 5개 기초단체장 예비 후보는 22명 중 10명(45.5%)이, 경기는 31개 시장·군수 선거 예비 후보 269명 중 115명(42.8%)이, 경남은 18개 기초단체장 선거구 예비후보 113명 중 48명(42.5%)이 전과 기록을 가졌다. 특히 경남 고성군수에 도전하는 한 후보는 폐기물관리법 위반·음주운전·항만법 위반 등으로 무려 전과 12범이었다. 경남 사천시장 예비 후보 한 명은 음주 측정 거부·도로법 위반 등, 산청군수 한 예비 후보는 도로교통법 위반·공무집행 방해·폭력·뇌물 공여·상해 등으로 각각 9건의 전과를 신고했다. 부산 동구청장 예비 후보 한 명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형을 받았고, 이외에도 공정증서 원본부실기재·음주운전·업무방해 등으로 모두 9건의 전과를 기록했다. 부산은 16개 기초단체장 예비 후보 78명 중 32명(41.0%)에게 전과가 있었다.

광주는 5개 선거구 구청장 예비 후보 19명 중 7명(36.8%)이 전과자였다. 적용된 죄목은 음주운전·부동산 실명제법 위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건축법 위반 등이었다. 5개 구청장 예비 후보 22명 중 8명(36.4%)이 전과가 있는 대전의 경우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사례가 있었다. 충북은 11개 시장·군수 예비후보 56명 중 전과가 있는 사람이 18명(32.1%)이었다. 영동군수 선거에 출마한 한 예비 후보는 상습 도박·사기·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3차례 벌금형을 받았다.

서울 예비 후보는 특히 음주운전 전과자가 많아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최근의 기조와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개 구청장 선거 예비 후보 141명 중 전과자는 35명(24.8%)이었는데, 음주운전으로 벌금을 낸 사람은 11명에 달했다. 2번 이상 음주운전을 한 예비 후보자도 4명이나 됐고, 음주운전에 무면허 운전까지 한 후보자도 3명이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