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로
보유세 6월前 매물 증가 기대

2월 서울 주택 거래량 역대최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년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하기로 하면서 시장에 매물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에 따른 강남 선호가 커지는 한편 수도권과 지방 매물은 늘어나는, 지역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1일 부동산업계에선 이달 중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유예되면 시장에 매물을 내놓는 다주택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인수위의 요구를 받아들여 시행령을 고치면 이달 중 향후 1년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연기된다. 최고 75%의 양도세율을 적용받던 다주택자들도 6~45%의 기본세율을 적용받게 되는 것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잠겼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 2019년 양도세 중과 유예 때보다 매물 유도 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과 달리 중과 유예 대상에 보유 기간 조건이 없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유세 체감도가 높아진 점도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오는 6월 1일이 보유세 산정 기준일이라는 점에서 6월 전 매물 증가 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됐다. 윤지해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증여·직거래·교환 등으로 우회 거래되던 매물들도 정상 거래로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역 간 매물 증가 효과는 상반될 전망이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서울보다는 수도권 외곽, 지방 매물을 던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역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는 것이다. 대구 등 미분양이 속출하고 가격 하락세가 뚜렷한 지역의 경우 지역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795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월별 거래량 중 최저치다.

황혜진·김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