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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자진반납 70세이상에
오늘부터 선불 교통카드 지급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15%
취지공감에도 보상책 등 이견

“나 아직 팔팔하다오!”

서울시가 1일부터 고령운전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10만 원권 교통카드를 지급하는 가운데, 노인들 사이에서는 “푼돈으로 호객행위를 하느냐”는 격한 반응이 나왔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3가 탑골공원 인근에서 만난 김윤식(70) 씨는 “평생 면허를 가져가는 건데 10만 원은 너무 약하다”며 “50만 원 정도는 줘야 솔깃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창근(83) 씨는 “가까운 거리를 조심조심 다니는 정도는 괜찮지 않냐”며 “10만 원 받자고 면허를 반납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임춘식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은 “자녀 권유 등으로 면허를 반납하기도 하지만 요즘 노인들은 건강관리를 잘하기 때문에 아직 팔팔하다”며 “차별이자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인들은 이처럼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만, 고령자 교통사고 증가에 자진반납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전체 교통사고의 약 15.6%를 차지했다. 2017년에는 이 비율이 12.3%였는데, 4년 만에 3.3%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는 자발적으로 면허를 반납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부산시가 2018년 면허 자진반납 제도를 처음 도입했고, 이후 서울시가 2019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는 등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는 노인 여론을 감안, 일률적 면허 반납제 정책을 펴고 있지 않다.

면허 반납 대상 노인연령, 보상 방법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은 “연령을 높여 우선적으로 85세 이상 노인에게 권장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보상비로 100만 원 정도는 줘야 호응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지자체는 면허 반납 보상 비용 인상은 예산, 역차별 등의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용 인상은 예산 문제가 있고, 대중교통만 타고 다닌 분들과 역차별 문제도 있다”며 “지난 2년간 10만 원을 받고 면허를 반납한 분들의 반발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운전 최고 연령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 인센티브를 주는 게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