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기본통계 분석 결과
“유인책 없으면 균형발전 헛바퀴”

국내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 대기업의 약 70%가 수도권에 쏠리면서 파생하는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지방 이전 유인책을 만들지 못하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역균형발전특위를 설치하면서 역점을 두고 있는 균형발전 국정과제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문화일보가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기본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9년 말 전 사업체 중 99%의 비중(688만8435개)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중 수도권에 자리한 기업은 353만3662개(51.3%)였다. 지역별로는 경기 170만5431개(24.8%), 서울 147만4464개(21.4%), 인천 35만3767개(5.1%) 순으로 많았다. 수도권 중소기업 비중은 2015년 50.7%에서 4년 새 0.6%포인트 올랐다.

대기업의 수도권 쏠림은 더욱 심각하다. 2015년 68.7%였던 수도권 내 대기업 비중은 2019년 69.6%로 70%에 육박했다. 특히 2019년 기준 5271개의 대기업 중 46.3%(2439개)가 서울에 자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비수도권 기업이 부족해지자 지방의 젊은 구직자들이 지역을 이탈하고, 다시 지역 경제는 쇠퇴의 길을 걷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2019년 중소기업 전체 근로자 중 53.9%, 대기업 근로자 중 81.4%가 수도권에서 일했고, 중소기업 매출액의 58.2%, 대기업의 80.5%가 수도권 내 기업에서 발생했다. 각 지역의 부가가치 생산력 판단 기준인 지역내총생산(GRDP)을 보면 2020년 전국 GRDP 1936조430억 원 중 수도권 GRDP가 1017조410억 원(52.5%)으로 절반을 넘었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특위 내에서도 공공기관 이전을 넘어 일반 기업들이 지방으로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제대로 된 균형발전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국정과제에 이런 내용이 담길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