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현재의 대응 개념은
실효성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탐지·추적·대응 일원화 시급”

전문가들은 우리 군이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뒤 1시간 50분 뒤에야 맞대응 성격의 무력 시위를 한 것에 우려를 표시하며 효과적 대응을 위한 육·해·공군 미사일 방어체계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예비역 공군소장인 권명국 전 방공포병사령관은 2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만약 북한이 우리 대한민국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가정할 경우 1시간 50분 만에 대응하게 되면, 이미 미사일이 목표지점을 타격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이 파괴되고 난 다음에 공격작전을 시행한 것과 같다”며 “현재의 대응개념에 대한 실효성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징후 포착 또는 발사 시 탐지하자마자 미사일 방어 작전체계와 공격작전체계가 동시에 작동될 수 있도록 지휘체계 일원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권 전 사령관은 “북한 미사일과 관련해 현재 탐지·추적·경보 전파는 공군, 대응사격은 육군에서 각기 개별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어떠한 실시간 통합작전체계도, 연동의 접점도 없다”며 “공격과 방어가 유기적으로 연동돼 있지 않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각 군 이기주의가 우선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육·해·공군 미사일 방어체계 통합을 주장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4일 북한의 화성-17형 발사 후 1시간 50분 만인 오후 4시 25분부터 동해상에서 현무-Ⅱ 지대지미사일 1발, 전술용단거리 지대지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 1발, 해성-Ⅱ 함대지 미사일 1발, 공대지 합동직격탄(JDAM) 2발을 발사하고 “즉각적 대응·응징능력과 의지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합동 미사일 실사격 훈련은 북한의 도발 원점을 가상한 동해상의 표적을 향해 이뤄진 것으로, 맞대응 성격의 무력시위를 한 건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 2017년 11월 북한이 ‘화성-15형’ ICBM을 시험발사하자 곧바로 ‘현무-2’ 탄도미사일 등을 동원해 합동정밀타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