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분류 현실과 안맞아’ 판단
美·英·獨 등도 속속 일상 복귀

코로나19가 ‘1급 감염병’에서 해제될 경우 홍역, 인플루엔자(독감)가 포함된 2 ~ 4급 감염병으로 관리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법정 감염병은 전파력, 치명률, 집단발병 우려 등을 고려해 1∼4급으로 나뉜다. 1급 감염병은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 우려가 커 음압격리 등 강도 높은 격리가 필요한 질병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에볼라·페스트 등 17종이다. 코로나19는 지난 2020년 1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1급 감염병으로 지정됐다. 1급 감염병은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해야 하고, 검사와 격리, 치료 비용 전액을 국가가 부담한다. 홍역·결핵·수두 등 20종으로 분류된 2급 감염병은 24시간 이내 신고하고, 음압시설이 아닌 곳에 격리해도 된다. 독감, 수족구병 등 23종이 포함된 4급 감염병은 7일 이내 신고해야 하지만 격리되진 않는다.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은 순차적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하루 확진자가 30만∼40만 명씩 쏟아지는 데다 코로나19 확진·치료가 동네병원에서 이뤄지는 대응 체계를 감안하면 1급 분류가 현실에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든 외국은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오는 4월 15일부터 일반인 투어를 재개하며, 의회도 오는 28일부터 부분 개방을 시작한다. 백악관 투어 재개는 2020년 3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2년 만이다. 영국은 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가 전주보다 48% 늘어난 5만 5000명을 기록했지만, 이달 초 폐지한 방역 정책을 되살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가 9만2378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독일도 오는 20일로 예정된 방역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지만, 방역 규제 연장 여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최종 결정하도록 했다. 이에 베를린시는 방역 규제를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권도경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