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역완화 속 ‘시기상조’ 우려

정부는 규제 잇달아 풀지만
직장 등 민간선 “규정 유지”
거리두기 지침 입장 엇갈려

서울 확진학생 한주새 더블링
교직원 확진자도 2배나 늘어
확산세에도 74%가 전면등교

15일 0시 기준 36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사망자도 역대 최대인 293명이나 발생한 가운데 ‘방역 해제’와 ‘방역 유지’를 놓고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의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A 씨는 지난 2월 말 자녀가 확진된 후 감염 우려로 격리를 희망했지만 어린이집에서 3차 접종자라며 출근을 지시했고, 반면 남편 직장에서는 재택을 지시하는 정반대 상황이 빚어져 혼란스러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당초 확진 후 7일이 지나면 바이러스가 남아있더라도 전파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지만 기업·단체에서는 감염 확산을 우려해 몸조심을 하고 있다. 40대 직장인인 B 씨도 지난 1일 두 아들과 자신까지 모두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7일이 지나 격리가 해제됐는데 2주가 넘은 현재도 재택근무 중이다. 초등학생인 아들은 체내 남은 바이러스로 병·의원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와 자가검사키트 등에서 계속 양성을 의미하는 두 줄이 나오고 있지만 14일부터 적용된 정부 등교 지침에 따라 격리 기간이 지나 등교할 수 있었다. A 씨도 격리 해제일에 맞춰 출근하려고 했지만 회사는 “가족 전원의 유전자증폭(PCR) 또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출근할 수 있다”는 내부 규정을 전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틀 연속 전 세계 유일하게 30만 명을 넘어 가장 많았다. 최근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동거가족 격리 기간 축소 및 기준 완화 등 잇달아 방역규제를 풀었지만, 상당수 기업과 단체·병원 등에서는 밀접접촉자 재택근무 등 기존의 강화된 거리두기 지침을 유지하면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크게 보면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 코로나19 터널에 갇혀 있을 수는 없는 만큼 단기간 혼란이 있더라도 사적 모임 인원, 영업시간 제한을 전면적으로 풀고 집단면역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과 하루 3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쏟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방역완화는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충돌하는 양상이다.

특히 등교수업 본격화로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 감염이 늘고 있는 상황도 학부모들에게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1주간 서울 유·초·중·고 학생 5만268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는 직전 주(2월 28일~3월 6일)의 2만5122명보다 2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교직원 확진자는 4589명이 나와 직전 주 2369명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전날 기준으로 서울 전체 학교 2126곳 중 74.9%가 전면 등교했고, 서울 전체 학생 88만3748명 중 등교를 한 학생은 80.1%인 70만7668명이었다.

인지현·박정경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