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마자 ‘대장동특검’을 또 들고나왔다. 비대위원장에 선임된 윤호중 원내대표는 일요일인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특검법안의) 3월 임시국회 처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윤석열 당선인도 대선 후보로서 동의한다고 한 것을 기억한다”고 했다. 마치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반대해 특검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뉘앙스로, 대선 막바지에 이재명 후보가 했던 주장과 유사하다.

그러나 주객전도의 정치적 꼼수에 가깝다. 우선, 민주당은 지난해 9월 대장동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졌을 때, 특검이나 국정조사로 밝히자는 국민의힘 등 야권 주장을 묵살했다. 그런데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맞불 형식으로 ‘대장동 특검법’을 발의한 것이다. 또한, 특검법안 내용은 더 문제다. 지난 3일 제안된 민주당 특검법안은 ‘특히 공공개발에서 민간개발로 전환하기 위해 부당한 압력이나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사건’으로 규정하고, 6개 수사 대상 중 5개가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등과 관련돼 사실상 윤석열 당선인을 겨냥한다. 이런 특검이면 ‘몸통 가리기’에 급급했던 검찰과 다른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검 절차는, 후보추천위원회가 2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식이고, 추천위 구성은 민주당에 유리하게 돼 있다.

3월 국회에서 특검안이 통과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특검 임명권을 행사한다. 윤 원내대표는 14일 “민주당 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특검법안은 대한변협이 추천한 후보 중 1명을 여야 합의로 올리면 대통령이 임명하고 수사 대상도 대장동 개발 최종 승인권자인 이 후보의 배임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혹 국민의힘 안과 절충하더라도 특검 수사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불가피하다. 검찰이 전면 재수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 정부 출범이 머지않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