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승리의 순간 권영세(앞줄 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 등 선대본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되자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정진석·권 본부장·박대출·이철규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 희비 엇갈린 與野 상황실

당선 확정뒤 “정권교체 만세”
초반 앞서다 역전당한 민주당
몇몇은 천장 쳐다보며 눈물도

20대 대선 개표가 초접전 상황으로 10시간 넘게 진행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상황실 모두 피 말리는 순간이 이어졌다. 개표 직후부터 뒤지던 윤석열 당선인의 득표율이 10일 새벽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앞서는 순간 양당의 희비도 엇갈렸다.

국회 도서관에 차려진 국민의힘 상황실에서는 전날(9일) 오후 7시 30분 방송사 출구조사 직후 당혹감이 역력했다.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 전까지 윤 당선인의 압승을 기대했지만,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윤 당선인이 0.6%포인트 앞서는 초박빙의 결과가 나오고 JTBC 출구조사에서는 윤 당선인이 이 후보에게 0.7%포인트 밀리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개표 초반 윤 당선인이 이 후보에게 7%포인트 넘게 밀리자 오후 8시 30분쯤 지도부는 굳은 표정으로 하나둘 상황실을 떠났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이 후보와의 격차를 조금씩 좁혀가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원들을 개표상황실로 불러모았다. 개표율 50%를 넘긴 10일 0시 30분쯤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역전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개표상황실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의원들과 참석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이겼다”라고 외쳤다. 오전 4시 16분쯤 개표가 98% 정도 완료돼 사실상 당선을 확정 지은 윤 당선인의 등장에 상황실에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환호하며 기립 박수를 치고 “정권교체 만세”라며 만세 삼창을 했다.

반면 개표 초반 민주당은 여론조사와 다른 출구조사와 개표 흐름에 고무된 분위기였다.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민주당 상황실은 개표 직후 이 후보가 앞서나가자 고무된 분위기였다. 앞서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가 윤 당선인과 근소한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자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오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감정에 북받쳐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흐름이 침체되기 시작한 건 이 후보가 윤 당선인과 동률을 이루면서부터였다. 민주당 상황실에 있던 의원들은 개표방송 화면만을 응시했고, 곳곳에서는 짧은 탄식마저 터져 나왔다. 1시간 뒤 윤 후보의 당선 유력이 방송되자 침묵하며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고, 몇몇은 천장을 쳐다보며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이 후보가 이날 오전 2시 30분쯤 대선 패배의 소회를 밝히러 자택에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민주당사로 출발하자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 같이 일어나서 멋지게 싸웠는데, ‘이재명’을 외치고 당사로 다 같이 가자”며 “거듭나서 파이팅하자”고 했다.

이 후보 패배의 충격으로 당사에선 지지자들과의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기자회견을 위해 당사 2층에 있던 지지자들에게 취재진에 자리를 양보해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지지자들은 “왜 나가라고 명령하냐”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로 인해 회견 장소를 당사 2층에서 4층으로 옮겼다.

서종민·윤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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