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선관위원장 고발
‘친정권 성향’의 검찰 수뇌부
“공정한 수사 될까” 우려 확산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사전투표에서 발생한 부실 관리 논란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대선 관련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 수뇌부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대척점에 있었거나 친정권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어 향후 검찰이 공명정대하게 수사에 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와 ‘자유대한호국단’은 7일 노 위원장 등을 직권남용, 직무유기,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시민단체들은 “유권자가 투표지를 직접 투표함에 넣지 못한 건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로 심각한 헌법 유린 대참사”라며 “누가 당선되더라도 정통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앙선관위가 헌법 제67조 1항(대통령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한다)을 위반해 유권자들이 직접 투표함에 표를 넣지 못했고, 일부 기표된 투표용지가 타인에게 공개돼 비밀·직접선거의 원칙을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투표지는 기표 후 그 자리에서 기표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게 접어 투표참관인 앞에서 투표함에 넣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157조 4항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대검 등이 접수한 고발 사건은 선거·정치 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경근)에 배당돼 본격적인 수사는 대선 이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 수뇌부가 대선 수사를 공정하게 지휘할지 의문”이란 말이 나온다. 현재 대선 관련 수사는 당시 윤석열 전 총장 징계에 참여한 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이끌고 있다. 이 부장은 2020년 12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징계’를 밀어붙일 때, 윤 전 총장의 검찰 조직 사유화를 주장했지만 정작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관련 수사를 맡게 될 서울중앙지검 사정도 비슷하다. 선거 관련 수사를 현장 지휘하는 진재선 중앙지검 3차장은 법무부에서 여권발 검찰개혁 실무를 챙긴 친정권 검사다. 김종민 변호사(전 검사)는 “선거 관련 수사 면면을 보면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