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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게임체인저 경쟁, 갈길 먼 한국

박찬훈 한국기계硏 로봇센터장

“인공지능(AI) 등 컴퓨터 기술, 클라우드·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5세대(G) 같은 통신 기술의 혁신과 융합하면서 로봇 기술의 발전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그동안 1세대 로봇 연구자들이 디딤돌을 놓았다면 지금부터는 로봇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평생 로봇을 연구해온 박찬훈(사진) 한국기계연구원 혁신로봇센터장은 15일 “트렌드를 주도하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꼭 필요하다”며 “2세대 연구자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로봇을 만들어 보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그러려면 기계공학에서 출발한 로봇의 하드웨어 지식뿐 아니라, 컴퓨터공학의 산물인 AI 지식까지 겸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센터장은 로봇 산업 육성과 관련된 정부 정책 중 가장 아쉬운 점은 국방·우주항공 분야처럼 긴 안목의 투자 계획 부재라고 밝혔다. 그는 “로봇 산업의 경우 로드맵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성장시켜가는 큰 그림과 시스템적 접근이 없다”면서 “연 단위로 수요에 맞춰 부랴부랴 개발하고, 원천기술보다 단품 로봇을 만드는 데 급급하다 보니 기술 수준이 들쭉날쭉하다”고 지적했다. 또 “중복투자를 너무 엄격하게 금지한다는 점도 문제”라며 “같은 로봇을 다른 연구 접근방법으로, 다른 효과를 노리고, 개발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센터장은 “중복 연구 과정에서 다른 시각의 연구역량이 축적된다”며 “재원 낭비는 피해야겠지만 과학 특유의 접근법을 이해하려는 로봇 문해력(literacy)이 정책 담당자에게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