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에 대한 꼬리 자르기 수사 의혹이 여전하고, 특검도 말만 요란한 상황에서 심각한 새로운 의문이 쏟아진다. 특히,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압수수색 직전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주워간 사람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핵심 측근인 정진상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의 지인이라는 주장이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정 부실장은 당시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따라서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후보 측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압수수색 직전 이 후보의 또 다른 측근인 백종선 전 성남시장 비서와도 통화했고, 백 전 비서에 의해 정 부실장과 유 전 본부장이 공조해 자살 소동, 휴대전화 던지기 등이 이뤄졌다. 원 본부장은 “정 부실장과 백 전 비서의 지인이 유 전 본부장이 던진 휴대전화를 가져갔는데 CCTV에 얼굴이 안 나타나는 각도로 우산까지 쓰고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경찰은 “현재까지 확보한 증거와 수사 내용에 부합하는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 후보 측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휴대전화를 교체해 10일간 사용했다. 그런 휴대전화를 던진 건 대장동 핵심 인물들과 대책을 논의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정 부실장은 통화는 했지만 대책을 논의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 전 본부장의 자살 소동 등을 언급했다가 ‘공개되지 않는 내용인데 어디서 들었느냐’는 지적을 받자 출처를 얼버무렸다.

경찰이 휴대전화를 확보해 포렌식을 진행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휴대전화를 가져간 사람의 신분과 포렌식 내용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말 맞추기 등 증거인멸 의혹이 있다면 검찰 기소와 상관없이 전면 재수사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