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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6개월간 훈련받아야 하면 부담스럽지 않을까”

“예비역 간부라고 병사와 큰 차이가 나는지 잘 모르겠어요.”

“전임 직업 군인 아닌 이상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전력 보강은 될 것 같은데요?”

대한민국 군필이라면 듣기만 해도 귀찮은 ‘예비군훈련’. 그런데 예비군으로 6개월간 일하고 2천700만 원을 받는다면?

지난해 30인 미만 중소기업의 평균 초임 연봉(2천772만 원)과 얼추 비슷한 목돈인지라 솔깃할 만 한데요.

내년부터 시범 운용되는 ‘비상근 예비군 제도’의 핵심은 이 같은 ‘장기 비상근 예비군’ 신설입니다.

이는 국방부가 2014년부터 운영 중인 ‘예비군 간부 비상근 복무제도’가 확대된 것인데요.

전직 중·소령급 참모, 정비·보급 부사관, 전차 정비병 등 총 50개 직위, 50명을 선발하고 2024년 600여 명 규모까지 늘려갈 예정입니다.

병사 출신은 전역 후 8년까지, 간부 출신(하사∼중령)은 계급 정년에 해당하는 나이까지 지원할 수 있는데 선발된 예비역은 연간 180일 소집(훈련)되고 일급 15만 원씩 지급되죠.

생업에 종사하며 병행 가능하기에 자영업자, 프리랜서처럼 근무 조정이 비교적 자유로운 직군에 적합하다는 것이 군 당국 설명인데요.

취업 한파 속 괜찮은 파트 타임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병력자원 감소세가 이 제도의 도입 배경인데요.

전시에 싸울 현역병(상비병력)이 줄다 보니 동원예비군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예비군은 약 275만 명으로 그 숫자가 적진 않지만 연간 2박 3일 동원훈련만으론 전시 임무 수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꾸준했죠.

2018년 육군분석평가단 분석 결과 당시 예비군 간부 비상근 복무제도가 적용된 부대의 전투준비 투입시간은 약 29% 단축된 반면 장비·물자 등 부대 관리 능력은 최대 17% 향상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상명대 국방예비전력연구소장인 윤지원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예비군이 예비 전력에서 상비병력으로 가는 단계”라며 “첨단 장비를 운용하고 예비군을 지휘하면서 유사시 현역군인과 활동하도록 전투력 유지 기회를 마련한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30대 직장인 황태섭 씨는 “정예 요원인 간부급 예비군에게 충분히 보상하면서 훈련 기간을 늘리면 전력 증강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죠.

그러나 비상근 근무인지라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운영상 애로사항 극복이 관건인데요.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데다 1년 중 절반이면 다른 직업을 겸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선택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숙련된 인원이 희망할 경우 활용하겠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퇴역 군인이 배제된 점도 전문성의 한계로 꼽히는데요.

정희태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제도 취지는 굉장히 좋다”면서도 “명확한 직무 구분, 엄격한 근태 관리 등을 통해 방만하게 운영되지 않도록 하는데 성패가 달려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 등 현 시국에 맞는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2박 3일 기준 4만7천 원 수준인 보상비를 현실화하는 등 예비군 훈련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는데요.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비상근 예비군 제도 법제화를 시작으로 미진한 부분을 고쳐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비 전력의 가치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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