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음압병실 옆 검사 대기줄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 이동형 음압병실 앞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김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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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중증 6일째 700명대

강원도 중증병상 빈 자리 ‘0’
충청·인천 가동률 90% 넘어

재택치료 환자 관리도 엉성
하루 2회 전화 모니터링이 전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연일 700명대로 고공 행진하면서 수도권 병상 상황이 한계에 달한 데 이어 비수도권 지역도 중환자 병상이 거의 남지 않으면서 병상 대기도 본격화하고 있다. 비수도권의 하루 이상 병상 대기자는 이틀 전 4명에서 6일 0시 기준 30명까지 늘어났다. 중환자 병상이 한 자릿수밖에 남지 않은 곳도 전국 17개 지역 중 10개에 이른다. 강원도는 남은 중환자 병상이 한 개도 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하루 1만 명의 확진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병상을 지속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현장에서는 최근 5000명대 확진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 병상 대란, 비수도권까지 =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기준 병상이 한 자릿수밖에 남지 않은 지역은 전국 17개 지역 중 인천·광주·대전·강원·충북·충남·세종·전남·경북·제주 등이다. 이날 수도권 1일 이상 병상 배정대기자는 982명으로 연일 9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다소 여유가 있었던 비수도권 병상 대기자도 최근 들어 급증했다. 줄곧 0명을 유지하다 지난 4일 처음 4명이 발생한 데 이어 6일 30명으로 늘어났고, 이들 모두 중환자 병상이 한 개도 남지 않은 강원 지역의 사례였다. 전파력이 델타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까지 사실상 전국 확산 단계에 들어서면서 향후 병실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중환자실 가동률도 90%에 육박하는 등 수도권은 한계에 봉착한 지 오래다.

◇전화 2번으로 관리하는 재택치료도 문제 = 정부는 남은 병상이 부족해지자 코로나19 감염 시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한다고 발표했지만 곳곳에서 준비되지 않은 재택치료 정책의 맹점이 드러나고 있다. 재택치료의 경우, 환자가 체온과 산소포화도를 측정하고 의료진이 하루 2번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그러나 1인 가구의 경우, 상태 급변에 대처하기 힘든 데다가 최근 의료진의 피로 과부하로 실제 현장에선 하루 2번 모니터링마저 지켜지지 않는다는 글이 온라인상에 늘어나고 있다. 우려가 커지자 김 총리는 6일 지방자치단체에 “부족한 인력은 지자체별로 최대한 확충하고, 지역의료계와 협력해 관리의료기관을 확대하는 등 재택치료의 조속한 정착에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민간 병원 쥐어짜기식 대책도 혼란 = 정부는 부족한 병실 문제를 지난해 12월부터 여섯 차례에 걸친 병상확보 행정명령으로 대처해왔다. 그러나 이미 다른 중환자들로 가득 찬 병상을 비워야 하는 민간병원의 부담도 커지는 만큼 다른 대책을 전향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시가 최근 서울의료원 등 시립병원을 코로나19 집중 시설로 운영하겠다고 했다”며 “정부도 민간병원에 ‘수건 쥐어짜기식’ 요구만 하지 말고 전국적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이나 국립대학병원 등 국가 자산을 먼저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료 기관이 아니더라도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 센터, 체육관 등의 시설을 개조해 경증 환자들을 위한 임시 치료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된다. 미국에선 시카고 매코믹 플레이스, 뉴욕 센트럴파크 등에 임시 병동을 마련한 사례가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