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치에 시민들 ‘당혹’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3일부터 2주간 모든 입국객을 대상으로 10일간의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하면서 해외여행을 계획한 시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럽이나 괌 등지로 신혼 여행, 가족 여행을 계획한 이들의 예약 취소 사례가 잇따르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2일 유럽 여행객 카페 ‘유랑’(유럽여행의 든든한 동반자) 등 각종 여행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외여행 취소를 전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프랑스 파리와 스위스 취리히로 10박 12일 일정의 여행을 계획했다는 A 씨는 ‘2달 동안 준비하고 2시간 만에 다 취소했어요’라는 글을 남겼다. A 씨는 “2달 동안 알아보고 다녀온 사람들을 참고하면서 환불 안되는 초저가 숙소, 기차도 일부 예매했는데 돈도 아깝고 서럽고 우울하다”며 “결혼식이 이번 주고 다음 주 월요일 출국 예정이었는데 하나도 안 행복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괌 여행 카페인 ‘괌자길’(괌 자유여행 길잡이)에 ‘괌 여행 일정 싹 다 취소’라는 글을 올린 B 씨도 “12월에 엄마와 여행 계획을 잡아놨는데 수수료고 뭐고 싹 다 취소한다”고 올렸다. B 씨는 “정책이 또 어찌 바뀔지 모르는 거고 불안한 여행은 안 하느니만 못하지 않느냐”며 “아쉽고 속상하다”고 전했다.

전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일부터 16일까지 해외에서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을 대상으로 10일간 격리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입국하는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 격리를 면제해주는 ‘백신 인센티브’ 적용을 잠정 중단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