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청년 가상화폐 간담회 이재명(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 가상 자산을 말하다’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 재난지원금 이어 또 정책 역행

2030 코인 민심 잡기 총력전
선거전 정책 뒤집기 차별화도
홍남기 “여야합의로 통과된것
정부가 무리하게 하는것 아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여야와 정부가 합의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키로 한 가상화폐(자산) 과세 시기를 뒤집겠다고 밝혔다.

3월 대통령 선거 전에 여야와 정부가 합의해 시행할 정책을 공약을 통해 뒤집겠다고 한 점에서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가 가상화폐 과세에 반대하는 2030 젊은층 표심을 겨냥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후보는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중요한 건 ‘과세 결정’이 아니라 ‘준비 여부’”라며 “국회에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와 건전한 시장 발전을 위한 다양한 법안이 발의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관련 법률안을 논의해서 제정안을 입법하는 것이 우선이다. 과세는 그때 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청년, 가상자산을 말하다’라는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젊은 층이 가상화폐에 투자를 많이 하고, 과세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행보다. 이 후보는 지난주부터 2030세대를 겨냥한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정부가 무리하게 하는 게 아니라 지난해에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법도 통과시켜 준 걸 1년 뒤에 와서 하지 말라고 하면 (어쩌나)”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도 선제적으로 제시했고, 민주당은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조속히 국회에서 관련 법률이 제정돼서 가상자산 관련 시장이 건전하게 육성되기를 희망한다”며 국회에 촉구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민주당이 국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지시를 내린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 후보가 벌써 대통령이 된 줄 착각한 듯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국민의힘도 과세 유예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 5월 윤창현 의원이 1년 유예 개정안을 낸 데 이어 유경준(2년 유예), 조명희(1년 유예) 의원이 잇달아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성진·이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