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청년 가상화폐 간담회 이재명(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 가상 자산을 말하다’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내년 1월 세금부과 예정인데
정부정책 무시해 ‘월권’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가상 화폐(자산) 과세 1년 유예를 11일 공약으로 내걸었다. 오는 2022년 1월부터 가상화폐 소득에 세금이 부과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 정책과 여야가 국회에서 합의한 정책을 뒤집어 문재인 정부와 적극적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선이 열리기도 전에 시행되는 정책을 바꾸겠다고 밝힌 점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이어 여당 대선 후보의 ‘월권’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열린 ‘청년, 가상자산을 말하다’ 간담회에서 “가상자산 과세는 지금 주식 양도세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1년 유예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고, 당에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같은 날 자신의 SNS에도 “가상자산 과세를 1년 늦추겠다”며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 시리즈로 발표했다. 가상화폐 소득 공제 한도를 대폭 높여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정부는 2022년 1월부터 가상화폐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50만 원을 넘는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간담회에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정책 내용, 지향에 대해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실망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반성적인 성찰을 통해 이재명 후보가 되면 과거와 확연히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에서는 “벌써부터 대통령 당선인 행세한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가 이제 문 대통령은 안중에 없다는 듯이 정부 정책을 마음대로 바꾸려고 한다”며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전날 정부에 과세 유예를 강요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는데 대선 후보의 대통령 권한에 대한 월권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송정은·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