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인 노재헌(왼쪽 첫 번째 사진) 씨가 노 전 대통령 장례를 치르기 위해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입국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딸인 노소영(〃 두 번째 사진) 씨가 이날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을 맞고 있고, 노 전 대통령 사위인 최태원(〃 세 번째 사진) SK그룹 회장과 박철언(〃 네 번째 사진) 전 국회의원은 조문을 위해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단

■ 서울대병원 빈소 각계 발길

이홍구 등 盧정부 인사 줄이어
이준석 “진정성 있는 사과해”
이재명·김부겸 등 오후에 조문

대구 생가에도 추모 이어져

김현아 기자, 대구=박천학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27일 여야 정치인과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이날 노 전 대통령 빈소가 차려지자마자 노태우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과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노태우 정부에서 국토통일원 장관을 지낸 이홍구 전 총리, 정구영 전 검찰총장,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최태원 SK 회장도 조문해 애도를 표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고인은 소위 북방정책을 표명해 우리나라의 시장을 거대하게 했고 오늘날 우리가 빠르게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상당한 기반을 갖추게 하신 분”이라며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외교에 대해서는 큰 족적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정치인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이날 오후 조문한다. 송영길 대표도 오후 빈소를 찾는다.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이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공과 과를 언급하면서 “최근 논란이 된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는 다르게 노 전 대통령 일가는 추징금을 납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고 아들 노재헌 변호사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사과하는 등 진정성 있는 노력을 경주해 왔다”며 “그분의 과를 오롯이 덮고 갈 수 없는 분들도 있지만 그런 노력 또한 달리 평가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대선주자인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경선 후보들도 이날 강원도 합동 토론회 직후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릴 예정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인을 대신해 5·18 영령들께 무릎을 꿇고 참회하신 유가족분들께도 다시 한 번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최 회장도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최 회장은 곧바로 미국 출장길에 올라 조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기밀 자료 제출 요구에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 중이다. 최 회장은 조문 직후 “저도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며 “(고인이) 오랫동안 고생하셨는데 아무쪼록 영면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최 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는 논평을 내고 “고인은 우리나라의 외교적 지평을 넓혔고, 88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가적 위상을 높였다. 또한 인천국제공항, 경부고속철도 건설을 통해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팔공산 자락 대구 동구 신용동 용진마을에 있는 고인의 생가에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7촌 조카 재달(68) 씨는 “노 전 대통령이 유년시절을 보낸 생가를 수십 년 동안 돌봤다. 10년 넘게 병환으로 고생도 많이 하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달성군에서 온 김모(65) 씨는 “‘보통사람’ 기치를 내걸고 직선제 대통령이 돼 ‘망국병’으로 불리던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한반도 비핵화 선언 등 북방외교의 틀을 만드는 등 많은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생가에는 이날 오후 분향소가 차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