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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물가·에너지·물류’ 대란

바이든 “LA항 24시간 운영을”
물가 잡으려 전략비축 풀수도
EU집행위, 선별 감세 등 제시

전 세계가 물가·에너지·물류에서 ‘트리플 위기’ 상황에 처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 대란을 최근 급격한 물가상승의 원인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미국은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서부 로스앤젤레스(LA)항구를 주 7일, 하루 24시간 운영하기로 했으며, 유럽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천연가스 공동구매 등을 검토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13년 만에 최고 수준인 5.4%를 기록한 가운데 이 중 에너지 가격 상승률이 24.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에너지 가격이 전체 분야에서 가장 높게 뛰어오르며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무려 42.1%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트럭도 24.4% 올랐으며 식품은 4.6% 상승했다. 이날 연방사회보장국(SSA)은 물가상승을 반영해 내년 사회보장연금을 40년 만에 최대인 5.9% 인상한다고 밝혔는데, 그만큼 미국이 현재 물가 상승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와 마찬가지로 연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팀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무엇인지 계속 논의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바이든 행정부가 국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전략비축량을 방출하거나 수출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유럽도 이날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한 대응 조치로 천연가스 공동구매 추진과 함께 △각 가정에 긴급 지원금 지급 △기업체에 국가 보조금 제공 △일시적이고 선별적인 감세 등도 제안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판단, 최근 대란을 겪고 있는 항만 물류 병목 현상 해소를 위한 대책도 내놓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물류업체와 항만 지도부, 트럭 노조 관계자 등과 화상 회의를 열고 LA항의 24시간 운영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롱비치항이 이미 3주 전부터 부분적으로 24시간 운영에 들어간 데 이어 LA항도 같은 비상 체제를 운영하는 것이다. 또 미국의 유통·물류 기업인 월마트와 페덱스 등의 운영 시간을 늘려 미 전역의 상품 운송 속도를 높이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와 홈디포, 타깃도 근무 시간을 확대한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