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 車 생산 타격 불가피
산업계“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중국 전력난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가 커지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 자동차 업체들까지 전방위적 생산 타격을 비켜 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피해도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유가 상승, 국내 전기요금 인상까지 더해져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 경고음이 켜진 상태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지방 정부는 전력난과 함께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대비를 이유로 마그네슘을 비롯해 광물·희토류 등 각종 원료와 원부자재 생산을 차단하고 있다. 이들 원료와 원부자재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제조업, 배터리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으며 가격 급등이 이어지는 중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전력부족 사태 장기화”라며 “특히 중국에서 생산한 뒤 제3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은 부정적 영향이 내수 집중 기업에 비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유가 및 전기료 상승이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안팎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국내 기름값은 급등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임차료가 비싼 서울 시내,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휘발유 값이 1ℓ당 2000원을 넘어선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4분기 ㎾h당 3.0원 오른 전기요금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는 원전 등에 비해 비싼데, 정부가 이날 입법예고 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이하 신재생에너지법)’ 일부 개정안에 따라 현재 9.0%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비율이 내년 12.5%, 2026년 25.0%까지 급상승하기 때문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상승하고 있는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차질로 인해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이 덮쳐올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곽선미·이관범·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