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수영(오른쪽) 양천구청장이 지난 10일 신월2동 희망나눔 행사에 참여해 취약계층에게 전달할 선물 꾸러미를 포장하고 있다. 양천구청 제공

양천구 ‘취약계층 복지 사각지대 해소’ 큰 성과

65세이상 저소득 어르신 대상
관내 복지관 3곳서 정기 점검

이웃주민 5명으로 돌봄단 구성
일주일에 3번 이상 모니터링

의사·간호사등 백세건강돌봄팀
직접 방문 재활운동·질환 관리

50대이상 1인가구 고독사 예방
‘나는 혼자가 아니다’프로젝트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사회복지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살려 구의 복지 시스템을 더 촘촘하게 완성해 나가고 있다. 김 구청장이 내건 캐치프레이즈 ‘다 함께 행복한 양천’은 그의 구정 운영 가치를 무엇보다 잘 표현하고 있다. ‘다 함께 잘살기’ 위해서는 복지 시스템을 튼튼히 구축하는 게 가장 기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른바 ‘웰 메이드 복지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24일 김 구청장은 “내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내 주변도 안전해야만 한다”며 “코로나19는 거리두기를 강요했지만, 역설적으로 우리 일상이 하나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이 최근 돌봄 시스템 확충에 더욱 주력하는 이유다.

사회복지 분야는 김 구청장의 전문 분야이기도 하다. 그는 민선 6기 양천구청장에 당선되기 전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받고 사회복지학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자신의 전문성을 십분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50대 중장년의 고독을 처음으로 조명하는 등 선도적인 복지 정책을 내놓고 있다.

양천구가 실시 중인 ‘노인맞춤돌봄’은 만 65세 이상 저소득 어르신 중 돌봄이 필요한 독거어르신 또는 만 75세 이상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목동실버복지문화센터, 서서울어르신복지관,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 등 관내 복지관 3곳이 정기적으로 어르신들의 안전과 안부를 확인하고 일상생활을 돕는다.

노인맞춤돌봄이 전문가에 의해 시행된다면 ‘우리동네돌봄단’은 비전문가인 이웃의 상시 돌봄으로 운영된다. 우리동네돌봄단은 3개 동(신월1동, 신월3동, 신정7동)에서 시범 운영 중인 사업이다. 동별 5명으로 구성된 돌봄단은 한동네에 사는 복지 사각지대 주민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안부를 확인한다. 한 명의 돌봄단이 대상자 4∼5명을 일주일에 3번 이상 모니터링한다.

우리동네돌봄단은 행정 인력만으로 채울 수 없는 복지 공백을 민간의 참여로 채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김 구청장은 “이웃 간에 서로 안부를 챙기는 ‘일상의 복지망’은 전문적이지 않지만, 그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며 “평범한 이웃들 간에 느끼는 물리적·정서적 친근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서비스가 상시적·지속적이라면, 돌봄SOS센터 서비스는 일시적·비정기적이다. 돌봄SOS센터는 “누군가 잠깐 돌봐줬으면 좋겠다” “주변에 편하게 부탁할 사람 없을까?”라고 고민하는 구민들에게 △병원 동행 △식사 지원 △주거 수리·보수 △직접 수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김 구청장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이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신청하면 등급을 판정받기까지 돌봄 공백이 발생한다”며 “그 사이 공백을 채우는 것이 돌봄SOS센터의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양천구의 올해 상반기 돌봄SOS 서비스 제공 실적은 4000여 건으로, 서울시에서 세 번째로 많다.

의사, 간호사, 영양사, 복지사, 물리치료사 5명이 팀을 이룬 백세건강돌봄팀은 건강 취약계층을 직접 방문해 재활 운동, 질환 관리 등을 지원한다. 가족들조차 인지하기 어려운 치매 초기증상을 조기 발견해 치매지원센터와 연계한 사례도 있었다.

양천구의 ‘나비남(나非男) 프로젝트’는 50대 중장년 1인 가구를 위한 복지 정책이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뜻을 담은 이 프로젝트는 전국 처음으로 노년층이 아닌 중장년층의 고독에 대해 논의했다. 50세 이상 1인 가구의 고독사를 예방하고 최종적으로 이들의 자립과 사회 공동체 복귀를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지난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대한민국의 지위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됐다”며 “이제 선진국의 위상에 걸맞게 생존을 보장받는 복지를 넘어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진정한 복지를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사회가 파편화되고, 가족의 개념이 새롭게 재편성되며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를 맞은 지금이야말로 돌봄의 역할을 공공의 영역으로 확장함으로써 보편적 복지를 구현하는 골든 타임”이라고 덧붙였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