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흐름 등 철저히 조사
親정부 포진한 검찰청 배제”

지난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특수목적법인(성남의뜰)을 설립해 대장동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지급된 약 3400억 원의 배당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 안팎에선 중립적인 ‘특임검사’와 같은 별도 수사팀을 꾸려 신속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 수사 시 배당이 유력한 성남지청(박은정 지청장), 서울중앙지검(이정수 지검장) 등 대표적 친정부 성향 간부들이 포진한 검찰청은 수사의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된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성남의뜰 컨소시엄의 소규모 지분을 보유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1%)와 SK증권(6%)이 수령한 배당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에 대한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화천대유는 지분 1%를 보유했으면서도 이례적으로 성남의뜰로부터 배당금 577억 원을 챙겼고,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투자가 이뤄진 SK증권은 3460억 원을 배당받았다. 특히 SK증권이 배당받은 금액은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투자한 언론인 K 씨(화천대유 지분 100% 소유)와 베일에 싸인 개인투자자 6명에게 지급돼 이들의 실체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만약 검찰이 야당과 시민단체의 고발 또는 이 지사 측의 수사 의뢰로 수사에 착수하면 관할 구역상 성남지청에서 맡는 게 유력하다.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서울중앙지검 혹은 증권범죄 등 경제범죄에 특화된 서울남부지검이 나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검찰청의 수장들은 모두 대표적 친정부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박은정 성남지청장은 지난해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지내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청구를 주도했고, 이정수 중앙지검장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고등학교 후배다. 심재철 남부지검장도 대표적 친정부 검사로 통한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