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확산센터, 위성사진 분석
원심분리기 1000개 추가 규모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 1000개를 설치할 수 있는 시설 확충에 들어간 징후가 포착됐다. 원심분리기 1000개를 추가 가동하면 북한은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을 25%가량 더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이 지난 7월 5㎿ 원자로 재가동과 최근 잇따른 순항·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농축시설 확충에까지 나서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 고도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와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는 최근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맥사테크놀로지의 지난 8월 3일과 9월 1일·14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우라늄 농축시설 확장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8월 3일 사진에서는 우라늄 농축시설로 알려진 건물의 일부 공간이 비어 있고 나무가 심어져 있었는데, 9월 1일 사진에는 모두 제거됐다. 이어 14일 사진에는 빈 공간의 바깥쪽에 외벽이 생기면서 양쪽 건물들과 연결됐고, 건축자재 등으로 보이는 물체들이 쌓여 있었다.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약 1000㎡ 크기로,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 1000개가 들어가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연구센터 소장은 “원심분리기 1000개가 추가되면 이 시설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능력이 25%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에 확장 정황이 포착된 우라늄 농축시설은 2013년에도 한 차례 대대적 확장이 진행된 바 있다.

올해 들어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8월 말 공개한 북핵 관련 연차총회 보고서에서 “7월 초부터 영변 핵시설 내 5㎿ 원자로에서 냉각수 방출을 포함한 가동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