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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영 기자의 풀카운트 - 롯데 우완 선발 박세웅

후반기 커브 구사율 22%로 높여
4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 0.96
‘폭포수 커브’ 위력 피안타율 ‘0’
레전드 최동원의 커브 연상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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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우완 에이스 박세웅(26)이 후반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비결은 커브다.

박세웅은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에서 8일까지 7승 6패 평균자책점 3.46을 유지 중이다. 그런데 후반기엔 4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96으로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연일 눈부신 투구를 선보였다. 박세웅의 후반기 투구 내용은 압도적이다. 지난 8월 13일 LG전부터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고, 이 중 3경기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장식했다. 박세웅의 8월 국내 투수 평균자책점·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0.71)·피안타율(0.137) 전체 1위 등 세부지표 역시 완벽하다.

현재의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이어간다면 2015년 프로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낼 것으로 기대된다. 박세웅의 한 시즌 최고 성적은 2017년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이었다.

박세웅의 후반기 성적이 돋보이는 건 커브의 비중을 늘렸기 때문. 박세웅의 원래 주무기는 슬라이더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박세웅은 전반기에는 직구(구사율 47.2%) 다음으로 슬라이더(26.7%)를 많이 던졌다. 그러나 후반기엔 슬라이더(15.2%)의 비중을 줄이고 커브의 구사율을 전반기 17.5%에서 22.0%로 4.5%포인트 높였다. 또 오른손 타자 상대 커브 구사율은 8.9%에서 12.2%로, 왼손 타자 상대 커브 구사율 역시 8.6%에서 9.8%로 증가시켰다. 그 효과는 쏠쏠하다. 후반기 커브 피안타율 ‘0’이다. 후반기 커브를 던져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는 소리다.

현역 시절 ‘커브의 달인’으로 불린 김원형 SSG 감독은 2017∼2018시즌 롯데 투수 코치로 박세웅과 한솥밥을 먹었다. 롯데 시절 박세웅에게 커브의 활용 빈도를 늘리라고 주문했던 김 감독은 “박세웅의 커브가 다른 투수들과 다른 점은 스핀이 좋다. 각도 괜찮고 빨리 떨어진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미지 크게보기 박세웅의 커브 그립. 롯데 제공

1860년대부터 널리 사용된 대표적인 변화구인 커브는 일반적인 투구 구종 중 가장 낙차가 큰 변화구다. 위에서 아래로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게 포인트. 커브는 카운트를 잡거나 승부구로 사용 시 유용하며, 타자 타이밍을 흩뜨리기에도 좋다. 박세웅의 커브가 돋보일 수 있는 이유는 빠른 직구를 던지기 때문이다. 박세웅의 올 시즌 직구 평균구속은 145.1㎞로 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국내 토종 선발투수 중 가장 빠르다. 커브는 평균 120㎞이다.

박세웅은 “올 시즌 커브볼의 회전이 강해졌다. 카운트를 잡는 커브볼과 결정구로서 커브볼 모두 제구가 잘돼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롯데 팬들은 박세웅을 ‘안경 에이스’로 부른다. 박세웅은 안경을 쓴 오른손 선발투수라는 점, 그리고 결정구로 커브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롯데의 레전드인 고(故) 최동원을 연상시킨다. 현역 시절 103승을 챙긴 최동원은 특유의 ‘폭포수 커브’를 앞세워 한 시대를 풍미했다.

롯데는 8일까지 45승 3무 52패로 8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가을야구 진출권이 주어지는 5위 키움(53승 1무 50패)과는 5경기 차여서 남은 44경기 결과에 따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물론 키는 에이스 박세웅이 쥐고 있다.

박세웅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SSG를 상대로 시즌 8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