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김웅·손준성 사무실 압수수색 10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관들이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김웅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왼쪽). 공수처는 이날 동시에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오른쪽).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 김웅·손준성 사무실 압수수색

직권남용·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대검 “공수처수사 최대한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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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 접수 나흘 만에 김웅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과 손준성(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자택 및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공수처가 이번 사건의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집권 세력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있다”며 “보여주기식 정치 쇼”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아직 진상조사 단계로, 공수처 수사와 중복되지 않는 선에서 공수처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김 의원과 손 전 정책관이 실제로 고발 사주 의혹의 실마리가 된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 등을 주고받았는지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김웅 의원실이 있는 국회 의원회관 3층을 찾아가 김 의원의 컴퓨터 및 관련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공수처는 지난 6일과 8일 관련 고발장을 접수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전날 손 전 정책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했다”며 “김 의원은 피의자가 아닌 주요 사건관계인 신분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대검찰청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공수처는 손 전 정책관 사무실 및 자택 등 총 5곳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검사 5명을 포함해 총 23명을 동원했다.

공수처는 관련 법에 따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검찰이 수사권을 가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경우 향후 공수처가 검사의 범죄 가운데 ‘관련 범죄’로 묶어 수사할 가능성도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가정적인 조건하에 법률 검토를 했더니 적어도 5개 이상의 죄목에 해당할 여지가 있어서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공수처의 전격 압수수색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선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현직 한 부장검사는 “의혹의 단서인 고발장 진위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에 드러난 의혹만으로 공수처가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며 “공수처는 야당을 흠집 내는 정치 공세에 발맞춰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사안에 대해서만 이렇게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해완·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