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SNS 통해 실명 입장문
“윤석열·김웅 망발…법적대응”
제보자·공익신고자 다를수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로 지목된 A 씨가 “공익신고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제보자 실체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제보자 신원이 공익신고자와 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A 씨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명 입장문을 내고 “(윤 전 총장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기자회견은) 지속적인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공적 신분과 의무조차 망각하는 것”이라며 “매우 중차대한 대통령선거에서 격이 떨어지는 수준의 망발을 일삼고 있다”고 반발했다. 다만 A 씨는 문화일보 등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해당 의혹을 ‘제보하지 않았다’거나 ‘김 의원에게서 관련 자료를 전달받은 증거가 없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A 씨는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그는 “매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재차 발생하는 명예훼손 및 모욕 등은 모두 법적 처리하겠다”고 했다.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인터넷매체 ‘뉴스버스’ 이진동 발행인은 이날 MBC 라디오인터뷰에서 A 씨가 제보자인지를 묻는 질문에 “공익신고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제보자 신원을)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다만 이 발행인은 “그분이 공익신고자인 것은 맞는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대검찰청 측에 공익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A 씨 입장에 대해 “제보는 본인이 했는데 공익 신고는 대리인 신분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었던 김 의원이 “신원을 알고 있다”고 했던 제보자 신원 또한 A 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측은 이 의혹 조사를 맡은 대검이 사실 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대검이 윤 전 총장·김 의원 기자회견 당일 제보자에 대해 “공익신고자 요건을 충족했다”고 나선 것도 의구심을 더했다. 공익신고자 판정 및 보호의 주무 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의 권한을 넘어선 데 따른 지적도 나왔다. 권익위는 대검이 월권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입장문을 냈다. 사후 권익위에서 공익신고자로 인정을 받는 경우 제보자 신원의 비밀 보장과 신변 보호 등은 대검 접수부터 소급 적용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법제사법위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판단 권한도 없는 대검이 굳이 나섰을 뿐 아니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국회 출석까지 해서 요청하지도 않은 설명을 하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