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민의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25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 앞에서 언론중재법 강행처리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원로들 이어 반대 목소리

趙 “언론개혁은 필요하지만
언론 감시역량 훼손은 안돼”

이부영 “정치 유불리 떠나야”
유인태 “강행 처리는 자충수”

여권에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처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장파’로 꼽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7 재·보궐선거에서 질타를 받았던 오만과 독선의 프레임이 부활하는 것”이라며 25일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이 아닌 언론보도로 인해 피해를 보는 국민의 구제를 위한 언론개혁은 필요하다”면서도 “언론개혁이 근본적인 표현의 자유, 힘 있는 집단과 사람들에 대한 감시 역량을 훼손해선 안 된다는 공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언론중재법이 이런 공감대를 훼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윤창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 앞에서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 중단을 촉구하는 언론단체가 진행한 시민 필리버스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검사 출신인 조 의원은 특히 “심의 과정에서 현직 고위 공직자 및 선출직 공무원, 대기업 관련인 등 주요 사회 권력층을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가능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전직이나 친인척, 비선 실세 등 측근은 여전히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개혁의 유일한 해법이 조속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가 아니었듯 지금 서둘러 추진하는 언론중재법이 언론개혁의 유일한 해법이 될 수 없다”며 “법 개정을 서둘러 강행하다가 자칫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대들보 하나를 또 건드릴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의 활동과 관련, 이점만 특화해 징벌배상제도를 논의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등 여권 원로도 잇달아 우려를 표했다. 해직 기사 출신인 이 전 의장은 지난 23일 자유언론실천재단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는 어느 정치 세력의 유불리를 떠나서 결정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유 전 총장 또한 “지금 환경에서 처리하는 것은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우려에도 강경파 초선을 중심으로 언론중재법 처리가 강행되자 당내에선 “열린우리당 108번뇌가 재현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