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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나흘전 한미훈련 취소 압박
의원 60여명 “훈련연기” 연판장
송영길 “韓美합의…중단 어렵다”

전문가 “北 눈치보는 與, 비정상”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 통신선 복원의 대가로 이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취소를 요구한 지 나흘 만에 더불어민주당이 ‘두 쪽’으로 나뉘었다. 지도부는 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으나, 범여권 의원 60여 명은 5일 연기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집권 여당이 ‘김여정 하명부’인가”라며 반발했다. 지난해 북한의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해선 사과 요구조차 하지 못하고 전시 상황에 대비하는 훈련까지 북한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과 한·미 간의 신뢰를 기초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야 되고, 종국적으로 북·미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게 목표인 만큼 한·미 간에 합의된 훈련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북·미 간 협상 테이블이 만들어지고 남북 간에도 협상이 다시 완전히 재개되는 경우라면 여러 고려요소가 있겠지만, 통신선을 막 회복한 거 가지고는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설훈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의원 60여 명은 이날 오후 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한다. 대다수는 민주당 의원이고 열린민주당과 정의당 일부 의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 가려면 훈련을 연기할 필요가 있다”며 “남북 대화를 전제로 한 조건부 연기”라고 말했다. 서명에 참여한 일부 의원은 김 부부장 담화를 근거로 훈련 연기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북한의 필요에 따라 일방적으로 끊었던 남북 통신선을 복원하는데 왜 우리가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해야 하나”라며 “민주당 의원의 연기 주장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시 상황에 대비하는 훈련까지 적국의 눈치를 보는 비정상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김수현·정철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