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올해 6198만개 사용 추정
소재 대부분 미세 플라스틱
환경 파괴·인체 유해 우려
뜯지 말고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아이스팩을 처리할 때 내용물은 주방 싱크대에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인 박모(38) 씨는 최근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신선식품 등 식재료나 음식을 자주 배달시킨다. 그때마다 식품 변질을 막기 위한 아이스팩이 함께 배달돼와 하나둘씩 냉동고에 넣다 보니 처치 곤란 상태가 됐다. 박 씨는 “요즘 아이스팩을 잘 처리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 보통 내용물은 싱크대에 버리고 비닐은 분리 배출한다”며 “주변 지인들도 대부분 같은 방식으로 아이스팩을 처리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무더위 여파로 냉동·신선식품 온라인 주문 배송이 급증하면서 아이스팩 이용도 덩달아 대폭 늘었지만 잘못된 처리 방법으로 환경오염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4일 환경부에 따르면 아이스팩은 국내에서 연간 2억 개 이상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주요 19개 제조사가 전체 제품의 71%가량에 고흡수성수지(SPA)를 냉매로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아이스팩 사용량은 2019년 2281만 개에서 지난해 2926만 개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다시 112% 급증한 6198만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서 취재 중 만난 시민 10명 가운데 6명은 “친환경 제품 여부와 관계없이 아이스팩 내용물을 하수구로 흘려 버리거나, 내용물 그대로 비닐류로 분리 배출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처리 방식이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아이스팩 소재로 흔히 활용되는 SPA는 자기 체적의 50∼1000배가량 물을 흡수할 수 있는 고분자 화합물로, 일종의 미세 플라스틱이기 때문이다. SPA는 자연 분해에 500년이 넘게 걸리고 소각·매립도 어려워 처리가 매우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하수구로 배출할 경우 해양 생태계 파괴는 물론, 결국 인간에게까지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환경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이스팩은 뜯지 않은 채로 일반 종량제봉투에 버리거나, 내용물은 일반 종량제봉투에 처리하고 포장재는 재료에 맞게 분리 배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