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차질에 화이자 당겨 써
접종예약 몰리자 세 번째 혼선
질병청, 이제야 서버증설 공고

정부가 모더나 백신 도입 차질로 화이자 백신을 끌어다 쓰기로 하면서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상황에 대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예정된 백신 물량을 차질없이 들여온다는 입장이지만 해외 상황이 바뀔 경우 일정 변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접종 사전예약 시스템도 매번 차질을 빚고 있어 백신 부족 우려만 커지고 있다.

20일 오전 질병관리청의 접종예약 사이트에는 대상자인 만 53∼54세 연령층이 접속하면 “21일 8시 이후 예약하라”는 메시지가 올라오고 있다. 대상자들은 해당 연령층 예약 마감일인 이날 오후 6시 전에 예약을 시도했지만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시간을 추출하는 방식이 잘못돼 있는 코딩 오류가 있었고, 현재 관련 코드를 수정해 반영했다”며 “이날 오전 예약은 아직 마감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만 53∼54세 연령층은 전날 오후 8시 사전예약 접속이 몰리면서 또다시 시스템이 먹통이 돼 불편을 겪었다. 예약은 임시로 서버 긴급 증설 작업이 끝난 오후 10시가 돼서야 재개됐다. 질병청은 지난 12일과 14일 사전예약에서 두 차례 연달아 시스템 오류를 막지 못한 뒤 지난 16일에야 예약 시스템의 서버 증설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8월 중순까지 시스템 먹통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예약 시스템 오류의 근본 원인은 불안정한 백신 공급 일정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이번 주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던 모더나 물량이 품질검사와 배송 문제 때문에 1주일가량 늦춰졌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정은경 질병청장은 “50대 연령층 접종에 모더나 백신 외에 화이자 백신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른 연령층이 맞을 화이자 백신을 끌어다 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1278명이다. 전날(1252명)보다 26명 늘면서 다시 소폭 증가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