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예정에 없던 긴급회의
중대본, 최악 땐 2140명 예측

국내 코로나19 발생 1년6개월 만에 최고 방역 수위인 4단계로 격상되면서 정부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특히 방역당국은 이달 말 하루 확진자 수가 2000명대로 급증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제기되자 예정에 없던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긴박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9일 오전 방역 당국은 김부겸 총리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논의했다. 원래 이날 회의는 예정에 없었으나 연일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자 긴급히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16명으로, 전날(1275명)에 이어 역대 최대 규모를 넘어섰다. 기존 최대치는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은 지난해 12월 25일 1240명이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20∼50대를 중심으로 ‘조용한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늘 경우 하루 확진자가 2000명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대본이 민간 전문가와 합동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환자 수가 현 수준을 유지하면 확진자가 1400명 수준에 도달하고 악화하면 2140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 같은 예측치를 전하며 “당분간은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4차 유행의 진입 단계”라며 “방역 상황을 안정적으로 통제하지 못해 방역 당국자로서 국민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2000명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나섰다. 사정이 이렇자 방역 당국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과 위기 상황 인식을 공유하는 등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장년층 사적 모임 등을 통해 감염이 급속히 확산되는 만큼 유행이 상당 기간 지속될 위험이 크고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점을 중대본과의 협의 과정에서 전달했다”며 “시민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수도권 3개 지자체가 긴밀한 공조를 통해 4단계 격상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준영·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