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정부에 적극 역할 주문
100大 핵심품목 의존 줄었지만
산업전체 의존도 0.9%P 감소뿐

우리 정부와 기업이 2년 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계기로 대대적으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대일 의존도가 일부 완화됐다. 하지만 여전히 소부장 분야의 대일 의존도가 높고 고난도 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공급망을 외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산업계는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통해 기업 부담을 해소하는 노력을 한층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반도체 업계 핵심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소부장 내재화’와 관련해 성과도 있었지만 워낙 고난도 분야가 많아 일본 의존도를 대폭 낮추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공급망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정부가 내재화는 내재화대로 착실히 추진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병행해 기업 활동에 제약이 발생하는 일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서 1일 ‘소부장 경쟁력 강화 2년 성과’ 발표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 3대 품목인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100대 핵심 품목의 대일 의존도는 2년 새 31.4%에서 24.9%로 6.5%포인트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부장 산업 전체를 놓고 보면 일본 의존도(15.9%)는 여전히 중국(26.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올해 1~5월 소부장 산업의 일본 의존도는 15.9%로, 2년 전 같은 기간(16.8%)과 견줘 0.9%포인트 감소에 그쳤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학회장은 “반도체 칩을 하나 만드는 데도 어마어마한 장비와 소재가 필요한데 모두 국산화할 수는 없고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그때까지는 일본 리스크가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