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유역환경청, 기존 노선 대신 상·하류 우회 4개 노선 제안

환경영향평가서 조작 의혹 논란에 휩싸였던 부산 대저대교의 기존 노선이 자연 생태계 등을 고려했을 때 변경돼야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대저대교 노선선정을 위한 겨울 철새 공동조사·평가 협약’에 따라 큰고니 도래기 서식현황 등을 조사한 결과 대저대교에 대한 4개의 대안 노선을 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부산 대저대교는 ‘식만∼사상 간 도로’ 중 낙동강을 횡단한다. 환경청이 제시한 대안 노선 4개는 당초 계획 노선의 상류로 우회하는 1개 노선과 하류로 우회하는 3개 노선이다.

환경청은 큰고니 등 철새 서식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핵심 서식지인 대저생태공원 남측 신덕습지 일원을 우회하고, 교량으로 인한 큰고니 이동 장애를 줄이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큰고니는 낙동강 하류 지역에 도래하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로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환경청은 “부산시 기존 계획노선이 큰고니 이용 빈도가 높은 핵심 서식지를 통과하고, 교량의 존재가 먹이터로 접근하는 큰고니의 비행을 방해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환경영향평가 부실 의혹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부산시와 환경단체는 지난해 12월 ‘겨울철새 공동조사·평가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에 따라 조사위원들은 겨울 철새 도래기 동안 낙동강 본류 구간의 큰고니 서식 현황을 조사했다. 이번에 제시된 대안 노선 4개는 해당 조사에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제시한 대안 중 1개를 선정한 뒤 환경영향평가서를 재작성,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이호중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겨울철새 공동조사·평가 협약의 원활한 이행에 협조해 주신 부산시와 환경단체에 감사를 표한다”며 “향후 지역개발 사업 환경영향평가에도 보전과 개발이 균형을 이뤄 지속가능한 발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