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박정희 묘역 참배 이준석(앞쪽)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고 박정희 대통령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전직 대통령 묘역에 모두 참배했다. 사진기자단

계파색 옅은 중진 영입은 필수
주말부터 당직 거듭 당부했지만
權 “자유로운 위치서 대선 기여”
정책위장 등 선임도 순연 전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사무총장을 비롯한 핵심 당직 인선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계파색이 옅고 경륜을 겸비한 중진의원을 삼고초려하고 있지만, 이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당 지도부 정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국민의힘 복수 인사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주말 이후 4선 권영세 의원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를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휴가를 냈던 전날(15일)에도 권 의원 사무실과 자택 방문을 시도한 데 이어, 이날 재차 권 의원에게 당직을 부탁했다. 당 관계자는 “플랜비(B)를 거론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우선 권 의원께 거듭 요청을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친박(친박근혜)계로 꼽혔던 권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당 대표 경선 기간 중 ‘유승민계’라는 지적을 받았던 이 대표로선 권 의원의 당직 기용을 통해 계파 논란, ‘0선 당 대표’에 대한 불안감을 동시에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을 앞두고 저희가 생각하는 가장 최고의 분들을 모시기 위해 삼고초려하고 있다”며 “지도부 인선 결과를 놓고 보시면 계파 없이 철저히 능력과 대선 승리를 위한 목적 하나로 이뤄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권 의원이 이 대표의 요청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결국 다른 중진 의원이 사무총장에 낙점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권 의원은 통화에서 “특정 당직을 맡는 것보다는 더 자유로운 위치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4선인 권성동·박진 의원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대표는 우선 사무총장 인선을 매듭지은 후 김기현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정책위의장을 선임할 방침이다. 중진 의원들이 사무총장직을 끝내 사양할 경우 최종 인선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이 대표는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는 현 지상욱 원장을 당분간 유임키로 했다. 이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에 대해선 “(국민의당과) 합당 절차를 밟고 있어 비워 놓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에 국민의당 출신 인사를 지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