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檢, 차규근·이규원 공소장 변경

이규원, 이광철에 승인 요청
이광철, 조국에 내용 전달
靑참모 공모혐의 기소 불가피

봉욱은 “승인 한바 없다”부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관련 검찰이 조국 전 민정수석과 이광철 민정비서관(당시 선임행정관) 등 청와대 인사가 불법 출금에 연루된 사실을 공소장에 추가로 적시하면서 검찰의 ‘윗선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수사팀은 최근까지 이뤄진 주요 관계자들의 진술과 증거 등에 비춰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의 불법 출금 행위에 이 비서관이 공모한 혐의가 드러남에 따라 이 비서관에 대한 기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에 변경된 이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본부장의 직권남용 혐의 공소장에는 김 전 차관이 출국한 2019년 3월 22일 저녁 이 검사가 이 비서관에게 대검의 출금 승인을 요청하고, 이 비서관이 이를 조 전 수석에게 전달한 내용도 새롭게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 전 수석은 윤대진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연락했고, 윤 전 검찰국장은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에게 전화해 “대검 승인이 필요하다”는 이 검사의 요청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최근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형사3부장)의 소환 조사를 받은 봉 전 차장은 “김 전 차관 출국금지를 승인한 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봉 전 차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향후 재판에서 진실게임이 예고된 상황이다.

다만 수사팀은 이 비서관이 차 본부장과 이 검사를 연결해주며 불법 출금의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이 비서관을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지난달 12일 이 비서관에 대한 기소 의견을 올렸지만, 대검은 1개월 넘게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조 전 수석 등 청와대의 불법 출금 개입 수사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앞에서 멈춰선 상황이다. 조 전 수석은 주로 윤 전 검찰국장을 통해서 출국금지 관련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 윤 전 검찰국장을 비롯해 조 전 수석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공수처는 지난달 검찰로부터 이첩받은 윤 전 검찰국장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 한 달째 이 사건을 직접 수사할지도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공수처는 이미 지난 3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중단 외압’ 의혹 관련 사건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으면서 조 전 수석의 또 다른 연루 사실도 파악한 상황이다.

이 지검장의 공소장 등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이 검사가 불법 출국금지 관련 수사를 받지 않도록 윤 전 검찰국장에게 민원성 연락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조 전 수석과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의심받는 윤 전 검찰국장 혐의를 공수처가 쥐면서, 향후 윗선 수사의 모든 키는 공수처가 잡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윤정선·염유섭 기자